2월 5일 (일) – 아카시, 고베


다시 히메지에서 오사카, 고베 쪽으로 가는 한신전철특급을 타고
아카시 해협대교가 보이는 마이코공원역에 내렸다.
역에 도착하기 전부터 보이던 대교는 멀리서 보기에도 규모가 대단해보였다.
아카시 대교
– 아카시 대교 앞에서
끝이 안 보이는 대교 앞에서 처음엔 신기해했지만
다들 마음은 이미 고베에 가있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광안대교가 있으니깐.. ^^
공원에서 나와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인 고베로 향했다.
고베항
– 포트라이너에서 창밖으로 본 고베항
고베에서의 일정은 같이 온 일행과 우리가 달라서
숙소에서 다시 만나기로 하고 산노미야역에서 헤어졌다.
우리는 산노미야역에서 포트라이너를 타고 항구를 지나
인공섬인 포트아일랜드를 한바퀴 돌았다.
별로 볼 것은 없었다. ㅡ..ㅡ
무인으로 움직이는 귀여운 포트라이너가 신기했다.
포트라이너
– 포트라이너
산노미야역으로 돌아와서 고베 시내로 들어섰다.
고베에 빵이 유명하다더니 역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달콤한 빵 냄새가 이곳저곳에서 진동을 한다.
동생과 나는 참지 못하고 와플을 하나씩 먹었다. @.@
일요일이라 그런지 고베에 사람이 많았다.
그리고 우리가 간 고베의 차이나타운인 난킨마치에는 발디딜 곳조차 없어보였다.
난킨마치
– 난킨마치의 장안문 앞에서
인파에 파묻혀 간신히 만두 하나씩 먹고 빠져나왔다.
사람이 많은 곳은 아무리 여행지라도 오래 머무르기 힘들다. =.=
만두를 먹으려다 또 하나의 사건 발생.
만두를 사려고 만두를 가리키면서
2번 표현인 ‘이거 주세요.’하려던 창섭이가
3번 표현하고 헷갈린 것이다.
‘이거 어디에요?’라고 이야기 한 건가.
종업원의 당황한 얼굴에 우리는 더 당황했더랬다. ^^
난킨마치에서 반나절은 보낼 거라고 생각했던 우리는
30분만에 인파에 질려서 빠져나오고 말았다.
그리고 ‘일본의 차이나타운’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그렇게 흥미롭지는 않았다.
고베지하철을 타고 하버랜드에 가서 그 주변을 구경했다.
난킨마치에서 너무 일찍 나와서 해 질 때까지 여기에서 시간을 보내야했다. =.=
오늘은 저녁을 좀 일찍 먹기로 하고
지하의 식당에서 이른 저녁을 먹었다.
여기서 내가 또 실수를 했다.
나랑 동생이 음식을 주문하니까 또 무언가를 물어보는 것이었다.
이번엔 당황하지 않고 나는 우동을 창섭이는 모밀을 선택했다.
그런데 그 다음에 물어본 건 알아듣기가 힘들었다.
‘홋또’와 ‘@#$!@#$’ 중에서 선택하는 거였는데
‘홋또’는 ‘hot’을 말하는 것 같았다.
“아~ 매운거 안 매운거~”
그래서 나는 자신있게 ‘@#$!@#$’를 선택하고 창섭이는 ‘홋또’를 선택했다.
내가 주문한 음식이 나온 순간
뚜시꿍~
차가운 우동을 찍어먹다
– 차가운 우동을 찍어먹다
냉모밀처럼 찍어먹는 차가운 우동이 나왔다.
‘맵거나 안 맵거나’가 아니라 ‘뜨겁거나 차갑거나’였던 것이다.
창섭이는 모밀인데 국물이 있는 모밀국수가 나왔다.
나는 진한 소스에 차가운 우동을;;
어쩐지 계속 확인하면서 물어보더라니… ㅜ.ㅡ
해가 떨어지고 모자이크 앞에서
인터넷에 ‘고베 야경’을 검색하면 나오는 광경을 감상했다.
사실 고베를 많이 기대했었는데 포트아일랜드부터 난킨마치까지 기대만큼 좋은 느낌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 야경만으로도 그 모든 것을 만회할 수 있을 것 같다.
바다를 사이에 두고 펼쳐지는 항구의 풍경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광경이었다.
모자이크 앞에서
– 고베포트타워를 뒤로 하고 모자이크 앞에서
고베의 또 다른 야경을 보기 위해 비너스브리지로 향했다.
비너스브리지는 고베의 스와산공원에 있는 장소라고 하는데
이곳에서 본 야경이 이쁘다는 설명만 있을 뿐
찾아가는 자세한 설명은 없었다.
인터넷에서 찾아가기 힘들었다는 증언만 발견했더랬다.
그것도 승용차로.. =.=
여행전에 스와산공원을 가는 버스번호만 알아가지고 갔었는데
그 버스를 타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정류장을 찾아서 버스를 탔는데 기껏 탄 것이 반대방향이었다.
같이 내린 아주머니께서 반대방향이라고 손을 가리키시면서 설명을 해주시는데
일본어라 전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우리가 멍한 눈을 하고 있으니까
아주머니께서 자신의 지갑을 가리키고 앞을 다시 가리키시면서 걸어가신다.
눈치 없는 나는 이해를 못하고 하이~ 를 연발했다.
아주머니가 택시를 태워주신다는 이야기였던 것이다.
ㅡ.ㅡ
정말 이렇게 친절해도 되는 건가.
자신은 돈을 아끼려고 버스를 타고 오셨으면서..
아주머니의 뜻을 이해한 우리는 노노노노~ 하면서 (‘하이’의 반대말을 모른다. ㅡ.ㅡ)
버스를 타겠다고 했다.
밤 9시즈음 깜깜하고 조용한 스와산공원 정류장에 내렸다.
그런데 대체 공원은 어디있는지…
물어물어 찾은 비너스브리지 가는 길.
가파른 오르막이다.
사람은 한명도 없고, 갑자기 왠 신사 입구에 있는 문(토리이)이 보인다.
신사가 있는건가..
그리고 나무에 왠 새빨간 손수건 같은게 묶여있다.
정말 무서웠다.
고생해서 왔는데 여기서 돌아가긴 아쉬웠다.
꾹꾹 참고 올라갔는데 신사 건물이 나왔다.
아무도 없을 것 같은 절에 촛불만 조용히 빛나고 있었다.
뭐 생각할 틈도 없었다.
등에서 소름이 찌리릿;;
여긴 아니다…!
창섭이랑 도망치듯 후다닥 내려왔다. =.=
내려와서 때마침 지나가시던 할머니께 비너스브리지를 물어봤는데
다시 위로 올라가라고 하신다.
위에는 신사 같은데…
정확히 알아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신사를 지나서 더 위로 올라가야 한다는 것 같았다.
하아..
다시 한 번 주먹 꾹 쥐고 신사까지 올라갔다.
신사 옆에 작은 산길이 있는 것 같았다.
아주아주 캄캄한….
잠시동안 창섭이랑 서로를 쳐다보다가
비너스브리지는 포기했다.
숙소에 돌아와서
케이블카를 타고 롯코산에 올라가서 야경을 봤다는 같은 방 사람들 이야기를 들었다.
정말, 높은 산정상에서 보는 야경은 더 멋질 것 같은데…
아쉽다 아쉽다.
내일은 교토 가는 날인데 시간이 되면 저녁에 다시 고베에 가서
롯코산에 올라가 보는 것으로 내일의 계획을 수정했다.
그리고 교토에서 유적지도 계획보다 좀 더 많이 가보고..
내일도 바쁘겠다.
아쉽지만 오늘은 정말 많은 경험을 한 하루였다.
http://view.adam.ne.jp/setoy/pic/kobe/venus_big2.html

– Venus Bri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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