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욕심

* 복귀를 앞두고 모유만은 고집할 수 없기에 분유를 병행하며 시아를 속상하게 만들었다.

이제는 160ml 정도 먹고 젖을 물리면 이내 곤히 잠이 들곤 한다.

그러나 젖병이며 분유며 친정에 있는터라 시아가 평소 애용하지 않는 젖병만 있었다. 모유를 먹다보면 자겠지 했지만 새벽 1시까지도 시아는 눈을 감고 얼굴을 부벼대며 깊이 자지 못했다.

출근을 앞둔 나는 몸도 마음도 힘들어 어떻게든 혼자 애써보려는 시아에게 신경질을 내버렸다.

마음은 그게 아닌데 피곤했던 나는 아주 어린 딸에게 내맘대로 해버렸던 거다…

안되겠다 싶어 집에 남은 젖병에 분유를 타 입에 가져다 대니 눈을감고 직접 젖병을 잡고 쭉쭉 빨기 시작한다.

얼마나 먹고 싶었을까…

얼마나 먹고 싶었기에 눈감고 평소 싫어하던 젖병을 잡고 이렇게 쭉쭉 빠는 것일까…

분유때문인가 싶으면서도 엄마의 편의를 위해 바로 대응해주지 못한게 또 미안하고 괴로웠다.

아직 이빨조차 나지 않은 우리 시아에게 엄마의 감정을 표현한 것 같아 안쓰럽고 불쌍했다.

‘엄마’ 라는 성스럽고도 무거운 이름의 무게…

월요일 아침. 시아를 새벽같이 친정에 데려다 주고 좀비처럼 출근했다.

온몸이 아프고 머릿속이 뿌옇지만 난 엄마니까 할 수 있고 해내야 한다…

멀리 가는 물

출근하는 아침. 비가 죽죽 내리고 마음도 축축하다.

이 글을 보고는

그냥 나도 모르게 맘이 울컥여 문이 열리고서야 급하게 허둥지둥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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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가는 물

도종환

어떤 강물이든 처음엔 맑은 마음

가벼운 걸음으로 산골짝을 나선다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해 가는 물줄기는

그러나 세상 속을 지나면서

흐린 손으로 옆에 서는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미 더렵혀진 물이나

썩을 대로 썩은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 세상 그런 여러 물과 만나며

그만 거기 멈추어 버리는 물은 얼마나 많은가

제 몸도 버리고 마음도 삭은 채

길을 잃은 물들은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다시 제 모습으로 돌아오는 물을 보라

흐린 것들까지 흐리지 않게 만들어 데리고 가는

물을 보라 결국 다시 맑아지며

먼 길을 가지 않는가

때묻은 많은 것들과 함께 섞여 흐르지만

본래의 제 심성을 다 이지러뜨리지 않으며

제 얼굴 제 마음 잃지 않으며

멀리 가는 물이 있지 않은가

마법모니터

정말 오랜만에 블로그에 들어왔다.

오전 일을 하고 이제 조금 숨을 돌리고 있다.

오늘은 토요일이지만 당직인터라 출근을 했다.

혼자 일하는게 독서실에서 공부하는 것처럼 집중이 잘되고 좋긴 하다^^

다행히 날씨까지 꿀꿀해서 출근한게 나쁘진 않네~

ㅋㅋ 달력 넘길새가 없어 달력 상단위에 조그만 10월 달력을 보며

이틀이나 보냈는데 달력 좀 넘기자 ㅋㅋㅋ

너무나 힘든 요즘 나의 회사 생활…

그럼에도 자석처럼 무언가에 이끌려 가끔 정신없이 일하고 있는 나를 보면 미련하단 생각도 든다.

이 모니터가 날 빨아들이는것 같아 ㅋㅋ

그래도 지금 순간 최선을 다한다면 나한테만큼은 당당하고 꿋꿋하단 걸 난 안다.

또 이게 어쩜 가장 큰 보람일테고…

다만…

나의 힘든일들을 신랑한테까지 짊어지게 하는 것 같아 미안하면서도 매일매일 감정을 다 표현한다.

이럼 안되는데 ㅜ.ㅜ

난 어느덧 입사 3년차에 접어 들었고 결혼도 했다.

많은 역할들이 때론 나를 정신없게 만들지만 그래도 난 좋다 그리고 행복하다…

나의 행복을 해하는 자들이여 물럿거라 훠이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