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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주) 에피소드
입원 이틀째, 통증이 있지만 차분한 정현이 모습 보면서 1-2주 정도 지나고 낳을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었는데 오늘 내일 아기가 나올지도 모른단 얘기에 기대와 걱정이 섞인 감정으로 가슴이 떨려온다. 예정일이 아직 4주나 남았는데, 아기가 힘내서 잘 나올 수 있을까 걱정이 되면서도 초반에 힘든 고비 넘겼던 때를 생각하면 잘 할 수 있을거란 믿음도 함께 따라온다. 튼실아 건강한 모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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튼실아 힘내자
금요일 저녁 퇴근겸 회식을 앞둔 시간. 오전 진료때 나와 튼실이의 컨디션이 좋지 않아 퇴근할때 교수님이 태동검사를 한번 더 하자셨다. 아침에 살짝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고 심신이 지쳐있던 날이기도 했다. 태동검사를 하던중 갑자기 튼실이 맥박이 떨어졌다했고 갑자기 의료진이 모이더니 심각하게 이것저것을 묻고 교수님을 호출한다. ㅜㅜ 의학용어의 이해는 한계가 있기에 갑자기 일어난 일들에 대해 무섭고 두려웠다. 결국 입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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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가방
어느덧 35주 하고도 3일이 되었다.그래서 그런지 맘이 참 분주하다.이사문제도 있고 집수리도 해야하고 출산준비도 해야하고머리는 꽤나 복잡한데 일이 진행이 되지 않는 느낌이다. 그래도 이럴때 일수록 돌아가라 했듯이…곧 있음 태어날 우리 튼실이한테 미안함이 큰만큼편안하게 잘 보듬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보통 출산가방은 예정일보다 한달 먼저 싸 놓는다고 한다.조그만 캐리어 하나와 여행백을 꺼내놓고 생각 날때 마다 하나씩 넣고 있다.진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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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나들이
몇 주 전 우연히 집에 가는 길에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 들렀었는데, 저녁 정취가 너무 좋아서 일요일 밤을 포근하게 보낼 수 있었다. 오늘도 외출 다녀오는 길에 한강시민공원 잔디밭에 돗자리 깔고 누워 뻑뻑한 눈을 정화하고 왔다. 회사 다니느라, 뱃속의 아기 보살피랴, 남편 뒷바라지 하랴 힘들텐데도 내색하지 않고 웃으면서 생활하는 아내가 너무 고맙다. 튼실아, 너 진짜 훌륭한 엄마 만난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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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주) 엄마가 우울해
누구에게나 산전이든 산전후든 우울증은 온다고 한다. 살면서 우울증이란건 내일이 아니라 생각했다. 물론 지금 우울증을 겪는건 아니지만 사춘기를 무사히 넘긴 나에게 꽤 많은 감정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 지나가는 대학생과 아가씨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센티해지고 쇼핑나온 임산부들을 봐도 또 우울해진다. 나와 같은것도 싫고 다른것도 싫은 이 심보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 연애때 오빠가 전화로 불러준 노래를 듣다가 나도 모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