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

90년대에 학창시절을 보냈다면 신해철 노래와 관련된 추억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야간 자율학습이 끝나고 집을 향하던 조용한 골목길을 떠올리게 하는 ‘일상으로의 초대’.

군대 문제 진로 문제로 고민 많던, 그래서 함께 하는 친구들이 소중했던, 그 겨울에 왠지 모를 위로가 되었던 ‘민물장어의 꿈’.

버려진 카세트테이프와 함께 잊고 있었던 학창시절의 꿈을 생각나게 해 준 ‘영원히’.

친한 동네 형처럼 날 위로해주던 그 노래의 추억들이 생각나 그의 사망소식이 더 슬프게 느껴진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봉하마을

맞다, 진해에서 한다고 했었지?

친한 친구가 진해에서 결혼을 한다고 연락을 해왔다.

시아 데리고 주말에 강원도로 놀러가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참에 오랜만에 부산에 가보기로 했다.

연말에 생각치 않게 봤던 영화 ‘변호인’의 여운이 아직 남아서였는지,

숙제처럼 남아있던 책장의 책 때문이었는지,

정현이도 나도, 아무 이유없이 봉하마을에 가보고 싶었다.

그래서 부산에서 오는 길에 봉하마을에 들렀다.

맞다, 처음 부산에 가서 생각치않은 고시원 생활을 했던 것도

그 때, 대통령 탄핵에 분개했던 것도 딱 10년 전이었지.

10년 동안 나는 학교를 졸업하고 취직하고

이제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아 어엿한 한 가정의 가장이 되었다.

하지만 언젠가 이 불합리한 세상을 바꾸는 사회인이 되자는

10년 전의 다짐은 잊고 있었다.

우리가 깨어 있으면

노무현은 죽어서도 죽지 않습니다.

–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추천사 중에서

잘 지내서 미안합니다.

잊지 않을게요!

봉하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