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자리


새벽 2시쯤.
발표준비 때문에 연구실에서 늦게 나왔다.
301동에서 기숙사로 내려가는 길.
귀에 이어폰 꽂고
마치 뮤직비디오라도 찍는 듯
흥얼거리면서 걷고 있었는데
오늘따라 순환도로에 가로등이 전부 꺼져있었다.
갑자기 오싹해진 기분에
버들골에서 귀신이 올라오는 상상까지 더해지면서
뮤직비디오는 공포영화로 바뀌려던 참이었다.
진짜 누가 확 나타나는 건 아닌가 –
주위를 빙 둘러보다 발견한
별 세개.
저게 오리온 자리인가?
가로등 불빛이 없어서 더 잘 보이는 건가.
오늘따라 유난히 별이 많이 보인다.
생각해보니까 거의 매일 같은 길을 내려왔으면서도
빙 둘러 하늘을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Orion
Thanks to Goo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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