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tty's Japan 5th.


오사카 7월 5일 (히메지, 고베)
 
오늘의 일정은 사실 교토였는데 비가 오지 않는다는 뉴스를 보고 일정을 바로 변경했다.
자전거를 탈 수 있고 야경을 볼 수 있는 히메지와 고베를 가기로~
히메지는 UNESCO 세계문화유산으로 일본의 도쿠가와이에야스의 사위가 건설했다고 한다.
사실 일본의 성이나 절에는 관심이 없었는데 히메지는 힘들게 갔던 만큼 인상깊은 곳이었다.
정말 가도가도 나오지 않는 산요히메지역…
히메지 가는 중간에 고베와 오사카를 잇는 긴 아카시대교…
오호~ 정말 길다~ 고베 지진때도 붕괴되지 않았다던 다리라는데… 
아카시 대교를 지나 마을을 거쳐 바다도 보고 해도해도 도통 히메지는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어느덧 드디어 산요 히메지역 도착!

bycle.JPG
JR Information center에서 자전거를 대여해 준다는 말에 내리자마자 달려갔다~
기쁜 마음으로 자전거를 빌려 정말 말 그대로 과속하며 달렸다~
이제서야 아 이게 바로 여행이야~ 라는 느낌…
걷지 않는게 이렇게도 좋았던가! ㅋㅋㅋ
날씨는 좋지 않았지만 비만 오지 않길 바라며 씽씽~ 달렸다^^
cheonsugak5.jpg
히메지성의 대천수각 모습…
높이처럼 저 안에 올라가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목조 건물이라 관리가 힘들어서 인지 신발대신 실내화를 신고 가파른 계단을 올라갔다~
한눈팔면 떼굴떼굴 뚜르르르~ 하고 구를만큼의 심한 경사의 계단…
내부는 소박했지만 이 성을 지으려고 당시의 얼마나 많은 물자와 인력이 사용되었을까…?!
흠… 우리나라 경복궁이 그러했듯이^^;;;
그래도 올라가서 히메지 풍경을 한번 죽 보는 기쁨도 상쾌했다~
기념으로 히메지 도장도 꽝~ 찍어오고 !
himeji2.jpg
대천수각을 내려와 히메지 성 안의 이곳저곳도 들렀다~
대부분이 성을 지키고 전투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흔적이 곳곳에 많았다.
똥탱이와 이런저런 상상도 해보고 일본역사에는 관심을 두고 싶지 않았는데
한번 공부해보는 것도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동생민지처럼 공부를 좀 해둘걸^^;;;
성을 내려와 코인락커에 보관했던 도시락을 꺼내들고 공원벤치에 앉아 점심을 즐겼다~
아쉬운마음에 자전거로 성을 한 세 바퀴돌고 고베를 향해 히메지를 뒤로했다…
불현듯 아카시대교에 가고 싶었으나
이미 정차구간이 적은 급행을 타버렸고
막 쏟아지는 비에 아카시대교는 다시한번 눈에만 넣어두고 왔다~
히메지와 오사카의 중간지점격인 고베…
1995년 고베 대지진으로 잘 알려진 지역… 이때 생각이 난다.
우리가 오사카부터 히메지 까지 타고 다닌
한신전철이 다니는 고가가 모두 붕괴되었었던 모습이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다.
아주 끔찍하지만 지금은 흔적을 찾기가 많이 힘들다~
고베에 내려서 그치지 않는 비에 조금은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찾기 어렵고 무섭다는 비너스브리지에도 가야하고 고베항에도 가봐야 하는데 이대로라면 안된다.
그래서 우린 포트라이너를 타고 종착역인 고베공항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오기로 했다.
다시 산노미야역으로 왔을때는 비가 줄어들었고 그길로 바로 비너스브리지로 향했다.
venusroad.jpg
비너스브리지로 가는 골목…
그저 ‘비너스브리지’ 가 산에 있다는 사실만 기억한채 보이는 산을 향해 무작정 올랐다~
또 ‘여기 어디즈음인데’ 하는 추측에 도로에서 헤매이다가 무작정 들어간 곳은 부동산~
우아해보이는 아주머니가 우릴보고 놀라신다~! ㅋㅋㅋ
“길 좀 물을게요~ 비너스 브리지 아세용?”
“오호~비너스브리지라…어디지?;;; 아아~ 기다려봐 학생들”
그러시더니 어디선가 부동산에서 많이 쓰이는 주택분포도를 가져오시며 일러주신다.
죄송한 맘에 잘 모르겠는데도 알겠다 하고 나가려고 하자
또 지도를 꺼내서 복사해주시고 형광펜으로 그어 알려주시는 정성에 고마웠다~
우리의 표정을 보고 불안하셨던지 산 입구까지 함께 가주시며 마지막으로 당부를 하셨는데…
“거기 멍멍이 많아 아주 큰 개… 족제비도 있고… 그니까 조심하도록해~ 꼭!!!!! 조심!!!”
갑자기 비너스브리지를 괜히 왔다는 후회가 조금 들면서 그때부터 신경이 곤두서기 시작한다.
산 중턱즈음해서는 개를 모시는 ‘스와신사’라는 곳이 있는데
정말 무서운 스님이 우릴보고 무표정으로 응시하고…
덜덜덜~ 집에 가고 싶다…
엄마, 아빠도 보고 싶고…
그래도 이왕 온거 끝까지…!
아~~~~ 보여보여보여~ 책에서 봤던 모습을 보니 다리가 풀리며 힘이 좌악 빠진다;;;
너무 무서워 땀이 비오듯 흘렀던 그날… 잊지 못한다~
see.jpg
kobe2.jpg
비너스브리지 전망대에 가니 아주 흥미로운 탑이 있었다.
어떤 연유로 이런것을 만들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높은곳에 가면 늘 상징은 존재하는 듯 하다.
특히 낙서 같은것…
내가 유럽에 갔을때도,
한국에서는 남산이나 북악스카이웨이를 갔을때도 어디든 연인들의 낙서가 있다.
유럽에서도 높은 곳이면 어디든 한글의 낙서가 존재한다.
많이 창피한 일이다…;;;
그치만 비너스브리지의 이러한 좌물쇠 탑은 오~ 맘이 짠했다~
신혼부부의 예쁜 하트 좌물쇠부터 자전거 체인까지… ㅎㅎㅎ
이 사람들이 누군지 모르지만 소망하는 사랑을 다 이뤘음 좋겠다~
promise1.jpg
promise2.jpg
promise31.jpg
마음과 몸을 진정시키고 비너스브리지에서 내려와 우리는 고베항으로 향했다…
지도를 펼 힘도… 볼 여력도 없었기에 또 감에 의존해 찾아간 항구…
남들과 사뭇다른 방향에서 봐야만 했던 야경들…
마치 마피아가 생각나는 선착장에 겁없이 들어가 이거라도 보겠다는 우리의 집념…
정말 이렇게만 앞으로 살아간다면야 ㅋㅋㅋ
nightkobe1.jpg
nightkobe2.jpg
정말 다사다난했던 하루…
피곤한 몸에 오사카로 향할 힘이 없었다~
그래도 오늘의 여행에 눈과 머리가 참으로 행복했다…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