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욕심

* 복귀를 앞두고 모유만은 고집할 수 없기에 분유를 병행하며 시아를 속상하게 만들었다.

이제는 160ml 정도 먹고 젖을 물리면 이내 곤히 잠이 들곤 한다.

그러나 젖병이며 분유며 친정에 있는터라 시아가 평소 애용하지 않는 젖병만 있었다. 모유를 먹다보면 자겠지 했지만 새벽 1시까지도 시아는 눈을 감고 얼굴을 부벼대며 깊이 자지 못했다.

출근을 앞둔 나는 몸도 마음도 힘들어 어떻게든 혼자 애써보려는 시아에게 신경질을 내버렸다.

마음은 그게 아닌데 피곤했던 나는 아주 어린 딸에게 내맘대로 해버렸던 거다…

안되겠다 싶어 집에 남은 젖병에 분유를 타 입에 가져다 대니 눈을감고 직접 젖병을 잡고 쭉쭉 빨기 시작한다.

얼마나 먹고 싶었을까…

얼마나 먹고 싶었기에 눈감고 평소 싫어하던 젖병을 잡고 이렇게 쭉쭉 빠는 것일까…

분유때문인가 싶으면서도 엄마의 편의를 위해 바로 대응해주지 못한게 또 미안하고 괴로웠다.

아직 이빨조차 나지 않은 우리 시아에게 엄마의 감정을 표현한 것 같아 안쓰럽고 불쌍했다.

‘엄마’ 라는 성스럽고도 무거운 이름의 무게…

월요일 아침. 시아를 새벽같이 친정에 데려다 주고 좀비처럼 출근했다.

온몸이 아프고 머릿속이 뿌옇지만 난 엄마니까 할 수 있고 해내야 한다…

(24주) 튼실아 좀 뒤집어죠~

튼실이가 엎드려 구부정하게 있는 자세때문에 2주만에 다시 초음파를 했다.

2주동안 태동도 심하고 엄마 배의 모양을 바꿔가면서 움직였기에 기대했었는데…

자세는 여전히 그대로다~

초음파 하기전에 내가 긴장해서 그러는건지…

씨앗만할때 너무 초음파를 많이 해서 그러는건지…

그래도 어렵사리 튼실이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인상은 팍 찡그리고 있고 ㅋㅋㅋ

교수님이 애기가 코가 참 크다고 얘기할만큼 내가봐도 코가 크다 ㅋㅋㅋ

튼실아~ 초음파가 그렇게 싫었엉?! 인상을 퐉 찡그리고 있게 ㅋㅋㅋ

그래도 다음번에 할땐 편한 자세로 만나자 알았지?!

(17주) 튼실이의 태동

저번주 부터였을까?

장이 살짝 들썩거리는 느낌에 ‘내 장의 기능이 쇠퇴하긴 했구나ㅜㅜ’ 라고 느꼈을뿐이었다.

그런데 주말을 정말 행복하게 보내서일까?

주말 동안 꿀렁이는 느낌이 연속으로 느껴지고 배꼽주위에선 볼록 거리는 느낌도 들었다.

아~~~! 이게 태동인가? 하는 신기함과 왠지 모르게 벅찬 이 기분.

오빠가 배에 손을 올리면 손의 무게감이 느껴지는지 또 조용해지고~

오늘은 출근을 해 점심을 먹고와 일을 시작하려하니

또 꿀럭거리다가 탄산이 터지듯 포보보복~ 하다 다시 꿀럭~ㅎㅎㅎ

‘아 튼실아~ 이 엄만 니가 진짜 너무 보고싶어~^^

움직인다는건 건강하단 거니까 이 엄마 한몸 부서져도 힘차게 움직여다오’ ㅋㅎㅎ